서철원 박사(前 총신대 신대원장 겸 부총장, 조직신학)가 합동포럼이 발행한 <피데스 레포르마타>에 "피데스레포르마타(개혁신앙)"를 기고하여 합동포럼의 개혁신학 정체성에 의미 더했다. 

피데스 레포르마타(개혁신앙)

1517년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켜 주 예수를 믿는 믿음으로만 구원 얻는다는 교리를 세워 기독교를 율법종교. 행위구원에서 해방하여 은혜의 종교로 만들었다. 믿음과 행함을 강조하는 로마교회의 질곡에서 해방하여 주의 구원은혜를 찬양하고 감사하게 하였다. 이신 칭의 교리가 루터교회의 신앙의 알파요 오메가였다.

개혁자 칼빈은 이신 칭의 교리를 굳게 붙잡으면서 신약의 가르침을 따라 로마교회의 믿음의 형태를 다 개혁하였다. 루터가 성경이 금하지 않는 것은 용인하기로 한데 반해 칼빈은 성경이 적극적으로 명하지 않는 것은 다 개혁하고 버리기로 하였다.

믿음과 구원이 다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라는 기본 진리에 어긋나는 다른 주장과 가르침은 다 버리고 신약의 가르침대로 믿는 개혁신앙을 세웠다. 구원 얻는 일에 인간의 공로나 율법준수를 전적으로 배제하였다. 이렇게 하여 칼빈에 의해 개혁신앙과 개혁신학이 정립되었다. 따라서 개혁신앙은 신약의 가르침대로 믿는 믿음을 말한다.

개혁신앙은 이신 칭의 교리를 구원 얻음의 근본으로 삼았다. 이신 칭의 교리의 근본은 우리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여 영생에 이르도록 하기 위하여 하나님이 성육신하여 사람이 되사 피 흘리심으로 친히 죗값을 갚으셨으니 믿기만 하면 의 곧 죄용서를 주시어 영생에 받게 하셨다는 진리를 믿는 믿음이다. 

개혁신앙은 구원 얻는 일에 율법준수나 선행을 전적으로 배제하였다. 오직 주 예수와 그의 구원사역을 믿기만 하면 구원 받는다. 다른 조건 이행은 전혀 필요가 없다. 하나님이 구원을 다 이루시고 믿기만 하라고 명하셨다는 것을 믿는다.

믿으라고 명령하셨으니, 내가 정성으로 믿어 선물로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 아니다. 믿움도 하나님이 주신다. 성령이 복음의 내용으로 지성을 조명하시고 믿움 고백하도록 의지를 설득하신다. 구원은 하나님이 이루셨으니, 내가 노력해서 믿고 그 결과로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다. 구원도 하나님이 이루시고, 우리로 믿게 하는 것도 하나님이 하신다.

믿음은 처음 믿는 데서 믿음에 이른다. 그러므로 믿음고백을 계속해야 한다. 처음 믿을 때도 주 예수님, 내가 주를 믿습니다라고 믿음 고백하므로 믿음이 성립하고 시작되며, 계속해서 믿음고백을 반복해야 믿음생활을 하는 것이다. 믿음고백으로 주 예수를 마음에 모시기 때문이다.

주 예수를 믿어 구원 얻은 사람에게도 옛사람의 욕망이 늘 일어난다. 옛사람의 욕망을 죽여야 한다. 통상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았으니 옛사람의 욕망은 내가 죽여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옛사람의 욕망을 죽이는 것을 사람이 결코 할 수가 없다.

옛사람의 욕망을 죽이는 것은 복음의 권세로만 곧 오직 요일1:7의 말씀을 적용하여 옛사람의 욕망을 죽인다. 옛사람의 욕망을 흩어지게 하는 것은 오직 그리스도의 피의 권세로만 할 수 있다. 곧 옛사람의 욕망이 일어날 때, 주 예수의 피가 나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한다고 선언하면 (요일 1:7), 죄의 욕망이 흩어진다. 이것이 성화이다.

죄의 욕망을 내 힘으로 결코 흩어지게 하지 못한다. 죄의 욕망을 흩어지게 하는데 내 힘으로 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율법주의이다. 율법준수로는 결코 성화를 이룰 수 없다. 주의 피의 권세로만 죄의 욕망을 흩어지게 한다. 십자가의 피의 권세로만 옛사람의 욕망을 물리치고 흩어지게 한다.

복음 곧 십자가의 피의 권세로만 성화를 이룰 수 있다. 십자가의 피의 권세를 적용하여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화과정에서 승리할 수 있다. 죄의 욕망이 일 때, 주 예수의 피가 나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한다고 선언하여 죄의 욕망을 흩어지게 함으로 죄의 욕망 위에 승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믿음과 구원과 성화가 다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로만 된다. 곧 은혜의 주권성으로만 된다. 개혁신앙은 주권성 교리를 굳게 믿는다. 성화는 거룩한 질을 받는 것이 아니고, 주의 피로 죄의 욕망을 흩어지게 하는 것이다.

개혁신학의 핵심인 선택 교리 혹은 예정 교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감사하는 교리이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사 나로 주 예수를 믿어 구원에 이르게 작정하셨음을 표현하는 교리이다. 예정 교리는 내 믿음이 약할 때 어찌 내가 구원에 이르도록 예정되었다고 할 수 있는가? 하고 번민하게 만드는 교리가 아니다. 예정 교리는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사 구원에 이르게 하셨다는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에 대한 찬양의 표현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고백하는 믿음이다.

개혁신앙은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셔서 구원에 이르게 하셨다고 찬양하고 고백하는 믿음을 뜻한다. 선택 교리는 은혜의 주권성의 다른 표현이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사 구원에 이르게 은혜 베푸셨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개혁신앙은 내가 구원 얻음은 전적으로 은혜라는 것을 확실하게 믿는 곧 토대가 견고하고 뿌리가 굳게 박힌 믿음이다.

개혁신앙은 주 예수님, 내가 주를 믿습니다라고 고백하는 믿음이다. 곧 구원을 확신하는 믿음이다. 이런 믿음을 가진 개혁파 신자들은 은혜로 담대히 세상에 나아가 산업을 일으키고, 바른 학문과 문화의 정립을 위해 힘쓴다.

그리고 개혁신앙자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주를 찬양하고 경배하는 삶을 산다. 하나님을 늘 찬양하고 경배하는 삶을 살므로 하나님의 언약백성으로서의 소명을 다 한다. 개혁 신앙자들만이 세상을 변화시켰고 변화시킨다.

서철원 박사/ 전 총신대 신학대학원장 겸 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