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들어가면서

장로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에게 총회의 의미는 무엇이며, 총회는 무엇하는 곳일까? 왜 총회가 존재해야 하는가? 최근 이런 질문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는 총회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며, 총회가 왜 필요하며, 그 역할을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보여진다. 이런 질문들이 나오게 된 배경은 총회를 섬기는 중에 총회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과 행사 등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몇 년 사이 총회가 매회기마다 경쟁하듯이 회기의 주제를 정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전국을 누비며 각종 행사를 주도해 왔다. 그런 수많은 사업들과 행사들이 보여주기식 행사 혹은 일회성으로 그친 듯하고, 상비부나 특별위 역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흡사한 행사가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반복되는 실정이다보니 이제는 총회가 과연 무엇하는 곳인가라는 등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더 나아가 매회기마다 노회 및 교회 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장로교 정치원리를 벗어나는 일들이 속출하고, 장로회 헌법 질서까지도 파괴되는 기현상이 벌어지며, 심지어 대법원 판결까지 무시·외면하면서 총회장의 고퇴와 총회 임원회의 결정이 하늘을 찌르듯하여 국가법 위에 군림하는 초법적인 상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총회의 정체성과 기능 및 역할을 묻는 질문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에 이번 포럼은 최근 총회 내에서 쏟아져 나온 위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정리한 후 총회를 섬기는 키 워드로서 법·정치·영성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총회 섬김의 철학과 정신을 견고히 구축하여 [바른총회·좋은총회·품격총회]를 세우는 초석이 되고자 하는 소망으로 발제문을 준비했다. 

II. 총회가 무엇하는 곳인가?

1. 총회의 정의

1) 신학적인 측면

성경신학적으로 총회의 기원은 광야총회에 그 연원(淵源)을 둔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위해 부름받은 후 광야를 지나 가나안으로 향할 때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 공동체’를 강조하면서 ‘총회’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광야총회는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구원의 감격이 있었고, 여호와의 말씀이 충만하게 임했다. 

더 나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신광야에서 물이 없다는 이유로 강력히 항의할 때 모세와 아론이 “총회”를 떠나 회막문 앞에 엎드릴 때 여호와의 영광이 그들에게 나타났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성막을 짓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했고, 신앙 공동체를 형성한 광야의 백성들은 짐승의 피로 거룩케 하심을 입어 ‘광야총회’를 이어가셨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친히 세워주신 ‘광야총회’는 구원사를 이루신 가시적인 방편이요 도구였다. 

신약에 이르러서는 사도들은 ‘광야총회’를 계승하여 ‘예루살렘총회’를 구성하여 구원사를 이루어 가심으로 가시적인 교회 공동체를 이루셨다. ‘예루살렘총회’에서는 초대교회 안에서 논란이 되어온 복음과 율법의 문제에 대해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 받는다’는 이신칭의의 복음을 정리하여 선포를 했다는 점에서 교회사적인 의의가 크다. 

사도행전 15장에 나오는 A.D.49년의 ‘예루살렘총회’는 회의의 진행, 교회의 신학을 정리하는 공회의 역할, 상호 존중하면서 벌인 진지한 토론 등이 총회 모델이 되고 있다. 

‘예루살렘총회’에 이어 100여년 전에는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이 땅에 장로회총회를 세워서 구원사의 대열에 섰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세워진 총회의 후예들임과 동시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구성원이 되었다. 

이처럼 성경신학적인 측면에서 ‘총회란 광야총회와 예루살렘총회를 계승한 거룩한 공동체로서 하나님의 임재가 가득하고, 여호와의 영광이 충만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총과 말씀이 넘치는 교회들의 모임’라고 할 수 있다. 

2) 교회론적인 측면

교회론적으로 말하면 총회는 전국 교회들이 모여 이룬 연합체다. 다시 말하면, 전국에 흩어진 교회의 대표자들의 모임이 총회다. 장로교에서 총회는 칼빈이 체계를 세워놓은 성경적 교리 곧, 칼빈주의 교리와 장로교 정치를 기반으로 세워진 장로교의 연합이며, 칼빈주의 교리와 장로교 정치에 대한 동일한 신념과 신앙 고백을 가진 교회 대표들의 모임이다. 

따라서 장로교 총회는 칼빈주의 신앙고백과 장로교 정치원리를 실현하는 교회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총회는 같은 신앙고백을 가진 형제들끼리 동일한 신앙을 확인하고 격려하고 위로하며 교제하는 공동체다. 또한 총회는 공동체의 신앙과 정체성을 위협하는 도전을 막아내며, 힘을 모아 공동으로 대처하는 결집체가 되기도 한다. 

총회는 산하 교회들을 해하는 이단 세력을 물리치고, 신학을 위협하는 세력들로부터 교회를 보호하고, 총회가 지향해 온 신학 정체성을 유지 계승하는 일을 하는 공교회다. 교회론적인 측면에서 총회는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신학을 지키고, 이단으로부터 교회를 보호하며, 교회가 세상에서 본질적인 사명을 잘 감당하도록 공동체적으로 대처하는 교회 공동체를 의미한다. 

3) 헌법적인 측면

장로회헌법(이하 ‘헌법’으로 표기)에 의하면 총회란 “대한예수교장로회의 모든 지교회 및 치리회의 최고회(最高會)”를 말하며, 그 명칭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다(정치 제12장 제1조). 정치문답조례에는 총회란 “장로교회의 최고 치리회”라고 규정되어 있다(제457문). 정치문답조례에 따르면, 우리 헌법에 규정된 “최고 치리회”를 설명하면서 총회와 노회 및 당회의 삼심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총회는 상소사건에 대한 최고 치리회이며, 최종적인 판결을 하는 곳이다. 

당회에서 발생한 재판사건을 차례대로 노회에서 재심하고 다시 대회를 거쳐 전체 교회를 대표하는 총회에 상정되면, 총회가 모든 사건을 최종적으로 처리한다. 그러므로 이후에 열리게 될 총회도 이전 총회에서 결정된 판결을 되돌릴 수 없다”(제458문).

그러면 총회는 무엇을 대표하는가? 정치문답조례는 “총회는 하나의 통일된 지체인 장로교단에 소속된 모든 지교회를 대표한다. 그러나 소속된 노회에서 선택된 총대들이 지교회를 대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59문). 

이처럼 총회는 장로교단에 소속한 모든 지교회를 대표하며, 노회에서 선출된 총대들이 지교회를 대표한다. 따라서 총회는 모든 지교회를 대표함과 동시에 노회에서 선출된 총대들이 지교회를 대표하는 헌법상의 원리에 따라 지교회들과 지교회들이 소속한 노회의 모임이며, 노회에서 선출된 총대들이 총회의 구성원이 된다. 

결국 총회는 장로교단에 속한 지교회의 모임으로써 지교회처럼 “거룩성”이 그 본질적인 요소 중의 하나다. 그래서 총회를 흔히 총회를 칭할 때 성총회라 한다(계속).

송삼용 목사/ 하늘양식교회, 광신대 겸임교수, 고려대 법학박사 과정